강하고 빠른 스윙 버린 이다연 "천천히 가도, 오래 가고 싶어요"

2019.04.26 ┃ view 3091 BACK TO LIST

 


KLPGA챔피언십 2R 6언더파 맹타…이틀 동안 버디 11개에 보기는 단 1개



(양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4년 차인 이다연(22)은 '장타 가성비'로는 투어에서 으뜸이다.

157㎝의 작은 키에 아담한 체격이지만 투어에서 손꼽는 장타자이기 때문이다.

이다연은 지난해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50.2야드로 장타 부문 11위에 올랐다. 2017년에는 평균 252야드를 날려 장타 부문 16위를 차지했다.

이다연의 장타 비결은 빠르고 강한 스윙이다.






이다연은 "어릴 때부터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볼을 때리도록 배웠다"고 말한 바 있다.

26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몰아쳤다.

아직 다른 선수들이 경기 중이지만 단독 선두(10언더파 134타)로 2라운드 경기를 마친 이다연은 "샷도 잘 됐고 퍼트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면서
"겨울 전지훈련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보낸 겨울 훈련에서 그린 플레이와 쇼트 게임을 집중적으로 가다듬었다는 이다연은
"그동안 퍼트와 쇼트 게임을 사실 잘 몰랐다.
이번 훈련 동안 새로운 경지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다연은 아닌 게 아니라 이틀 동안 그린 적중률이 무려 83.3%에 이르는 컴퓨터 샷을 앞세워 버디 11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라운드 때 딱 1개를 적어냈다.

하지만 이다연의 가장 큰 변화는 빠르고 강하던 드라이버 스윙이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점이었다.

이다연은 "거리를 내려고 안간힘을 쓰던 스윙을 고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빠르고 강한 스윙을 버린 이유를 묻자 이다연은 "그동안 정말 몸이 부서지라 쳤다. 이러다 오래 못 간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반짝하는 선수가 아니라 오래도록 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다연은 "전에는 투어에서 살아남는 게 먼저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걸 시도할 여유가 있으니 시도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강하고 빠른 스윙을 버렸지만 다행히 비거리를 생각보다 줄어들지는 않았다.

또 이다연은 "전에는 조금이라도 두번째샷을 짧은 클럽을 잡아야 유리하다는 생각이었지만 긴 클럽도 잘만 쓰면 얼마든지 버디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상금왕을 두 차례나 차지한 이정은(23), 그리고 지난해 다승왕에 오른 이소영(22)과 데뷔 동기다.

재작년과 작년에 1승씩 거뒀지만, 데뷔 동기 둘에 가린 건 사실이다.

이다연은 "천천히 가도 오래 가면 된다"고 웃었다.

작년 이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친 끝에 공동 7위에 올라 시즌 첫 톱10을 기록한 뒤 이어진 4차례 대회에서 우승 한번을 포함해 세번 톱10에 들었던 이다연은
"우승보다는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고 싶다. 그 결과 우승이 따라오면 더 좋고…"라고 말했다.
 

khoon@yna.co.kr